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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멋을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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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우리한지] - 한지의 역사 - 고려시대 고려시대는 우리 종이의 새로운 도약기였다. 고려인들은 중국에서 전래된 제지술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뒤 더욱더 발전시켜, 중국인이 제일 좋은 종이라 칭하는 질 좋은 고려지를 만들어냈다. 이것은 중국에서 청자 기술을 도입한 뒤 상감청자라는 독특한 제작 기술을 창안해 낸 것과 유사한 경우이다. 고려지와 함께 자랑할 만한 것으로 문방사보가 있다. 종이뿐 아니라 필, 묵, 연이 고려산이라는 언급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아 송나라 사람들에게 고려의 문방구가 높이 평가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 말기에 접어들자 국운의 쇠퇴로 종이 제조도 저조해졌다. 지장들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고 닥나무 재배와 저피 생산도 피폐해졌다. 조선 초기 태종 10년의 상소문에 "대저 민가에서 닥 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
책[우리한지] - 전통한지 만드는 법 *한지의 주원료 한지의 주원료는 닥나무의 인피섬유이다. 한지는 초기에는 마와 닥이 함께 쓰이다가 7세기 중엽부터 고려시대까지는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닥을 주원료로 썼다. 조선시대에는 서적 발간과 수요가 급증하여 이를 충당할 수 없게 되자 삼지닥, 산닥, 마, 뽕나무, 벼, 갈대 등 다양한 원료를 사용하였다. 그 결과 생산 원가를 줄이고 종이의 대중화를 이루었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제지기술이 급격히 쇠퇴해 원료가 단순화되었다. 최근 연구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전통 한지 원료가 닥뿐인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조선 초기의 책지 제작에 사용된 원료나 한지 종류를 보면 그렇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닥나무 뽕나무과에 속한다. 전국에 분포하고 높이는 3m에 달한다. 작은 가지는 갈색이나 자줏빛..
직소로 재미보기 - 간판과 휴대폰 거치대 고민 고민해서 큰 맘 먹고 장만해 역할을 톡톡히 하는 친구가 있다. 바로, 직소. 이름을 붙여줘야 하나 싶을 정도로, 직선부터 곡선까지 모든 일을 감당해주고 있다. 물론 전문적인 결과물까지 나오지는 못한다. 그저 작은 공방에서 쓰임새 있는 물건 만들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도구 이기에 애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 친구 힘이 세서 선을 그려놓았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는데 이제는 제법 직선도 언뜻(?)보아서는 괜찮은 수준에 다다랐고^^ 다양한 직소날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후로는 더 재미를 붙이고 있다. 단, 무거운 도구를 힘 써서 계속 쓰느라 엄지 손가락 근육이 좀 무리된다는 점과 나무라는게, 한번 자라기까지를 생각하면 쉽게 자르고 쓸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 내 몸도 다른 생명도 잘 살피..
우리한지 (이승철 지음 / 현암사) 지난 해부터 한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져서 한지를 만드는 선생님께 무턱대고 연락을 드린 뒤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찾아뵐 때마다 친절히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지만 스스로 찾아보고 탐구하는 노력없이 떠주는 음식만 받아먹으려 하는 것은 학생의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리고 문득 더 알고 싶어지는 답답함에 한지 관련된 종이를 찾고 또 찾았다. 마침내 찾아낸 이 책. 중고로 사서 읽는동안 출판사 현암사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현암사에서는 사라져가는 우리의 문화들을 기록으로 하나하나 출판해두었는데 그 당시, 급속도로 산업화되어가고 있는 우리 문화에 대한 어떤 위기의식과 사명감이 있지 않았나 싶다. 어찌되었든 그 덕분에 나는 사막 속 오아시스처럼 한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여기서 접했고, 공부한 ..
응원의 마음담은 연필 초상화 평소 그리는사이를 아껴주시던 한 마을 분에게서 특별한 주문을 받았습니다. 작은 연필화 초상화 한장을 그려줬으면 좋겠다고요. 아침마다 청량리 마을에 살고 계시는 한 어르신 댁에 가셔서 간병을 오랜 기간 해오셨는데, 최근 어르신이 멀리 서울 병원으로 입원을 하시게 되면서 외로워하시는 어르신께 그림 선물을 드리려 한다고 하셨어요. 조용히 공방에 앉아, 보내주신 사진 속에 선한 인상의 어르신의 웃음 보면서 건강해지시길 바라는 마음 보냈습니다. 예전에 언뜻 전해 듣기로는 어르신께서 지난 세월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계시다고 하셨는데, 그런 기억 떠올리니, 간접적으로나마 저도 함께 기운 내시길 응원하는 선물을 드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 선이라도 잘못 그어져 다른 인상을 만들어버리지 않을까, 열심히 관찰하며 명..
궁금증 많은 아이 삼촌, 그건 뭐 심은거에요? 이모, 이거 먹을 수 있어요? 오줌을 왜 밭에 뿌려줘요? 밭일 하러 가면 어김없이 밭 지킴이 소녀가 나타납니다. 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항상 궁금해하며 물어보는데, 이건 거의 살아있는 생태학습이다.. 이 아이 실력있는 농사꾼 되겠다 싶었죠. 이미 다섯뼘 정도 되는 밭을 가꾸며 콩과 옥수수를 기르고 있으니 농사꾼 맞네요. 덩달..
직접 만든 재료로 그림그리기 예술적 자립능력 기르기. 직접 하늘땅살이해서(농사지어) 먹고, 집 지어 사는 자립적인 능력을 마을사람들과 함께 길러가고 있는데 정작 제가 몸담고 있는 영역에 있어서는 화방에서 구입하지 않으면 무능력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에요. 자연의 온천지가 원재료들인데 사용할 줄 몰라요. 그래서 조금씩 해가고 있어요. 버려진 박스와 사무용지를 다시 종이로 만들고, 가지치고 남은 나무들 모아다 목탄으로 만들었더니 수업에서도 쓸만 했어요. 재료들 가지고 친구랑 개울가 산책갔다 들꽃 구경하는 뒤태를 담았는데 그려지더군요! (그동안 나는 목탄을 왜 굳이 멀리서 사다 썼나 싶을정도..ㅎ) 예술을 보는 서구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한계를 많이 느껴요. 미적감각이 뛰어나다는 뭇 예술 작가들은 눈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에는 천재적이지..
솔숲에 차려진 밥상 마을 아이들이 코로나시대를 살아가는 법 마을 솔숲에 차려진 밥상 지난주, 자전거를 타고 솔숲을 지나가다가 이 예쁜 도시락 모임을 지나칠 수가 없어 다시 U턴해 돌아갔어요. 바쁜 와중이었지만 이때 찍어두길 잘했네요.^^ 하지만 밑그림없이 그리기엔 참 어려운 사람수.. ㅎ .
공동목공실에서 나무작업 번개모임 가까운 곳에 모여사는 이들끼리 공동 목공실을 만들었어요. 나무 작업 배우고 싶다는 얘기가 친구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주말에 짬내어 번개 도마 만들기 모임을 가졌는데 두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기술을 터득하는 것도 좋지만 같이 모여서 배우니 훨씬 재미있어요. 사람 성격마다 다른 도마도 나오고요 ㅎㅎ 저는 곡선 연습을 하기 위해 고..
딸기 따기 어제, 해가 아직도 지지않은 저녁무렵 밭에 갔어요. 밭일을 하고 있으면 꼭 찾아와 인사하는 옆집 6살 아이 봄이. 집에 놀러온 산들이와 조그만 손에 집 앞 밭에서 딴 딸기를 담아가지고 와요. 이 이모, 저 삼촌 나누어 주다가 그만 밭 두둑에 걸려 넘어져 콰당, 하고 그 작은 몸이 흙투성이가 되어버렸죠. 울지 않으려 인상 쓰고 입을 꾹 다물며 일어난 봄이는 이..